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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제언] 외국환거래법 개정이 블록체인 업계에 던진 불편한 질문

관리자
2026.05.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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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제언] 외국환거래법 개정이 블록체인 업계에 던진

불편한 질문


외국환거래법 개정이 블록체인 업계에 던진 불편한 질문




법학박사(Dr. iur) 김성곤
(사)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상임부회장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지난 5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전업무에 등록의무를 부과하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변화는 디지털자산 산업에 단순한 법률 개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미 활발히 이뤄지던 국경 간 디지털자산 이동이 이제 본격적으로 외환질서와 금융규제의 틀 안으로 들어오게 됐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이 더 이상 ‘규제 사각지대의 혁신’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해야 할 ‘외환’의 문제로 다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긍정적 측면도 분명하다.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한 국제 송금·결제·정산 서비스가 일정 부분 제도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이다. 기존 국제송금 시스템은 느린 속도와 높은 비용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정산은 실시간 처리, 비용 절감, 글로벌 접근성에서 분명한 경쟁력을 가진다. 향후 B2B 무역결제, 해외송금, 금융기관 간 결제망 구축 등은 디지털자산 산업의 새로운 성장 영역이 될 수 있다. 일부 사업자에게는 ‘투기’라는 낙인을 벗고 미래 금융 인프라의 주체로 재평가 받을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제도화가 모두에게 열린 기회는 아니라는 점이다. 개정안은 가상자산 이전 업무를 제도권 안으로 포섭하면서 특금법상 신고, 전산망 연결, 전문인력과 시설 확보 등 높은 수준의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시장 질서와 건전성을 위한 장치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자본력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대형 사업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결국 시장의 활성화보다는 ‘시장 재편’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규제 범위의 포괄성이다. 직접적인 이전행위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를 내는 우회 거래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향은 입법 취지상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크로스체인 브릿지, 토큰 스왑, 해외 지갑 연동, 스마트계약 기반 자동이전처럼 기술적 성격이 서로 다른 서비스까지 일괄적으로 묶일 경우, 규제와 기술 사이의 경계는 매우 불분명 해 진다. 그 결과 기업들은 사업 모델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상시적 해석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개정은 산업의 합법화인 동시에 감시체계의 제도화이기도 하다. 이제 블록체인 업계의 경쟁력은 기술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내부통제, 규제 대응, 데이터 보고, 금융기관과의 협업 역량이 생존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 ‘코드가 법이다’라는 블록체인 기술의 이상은 점차 퇴색하고, ‘컴플라이언스가 사업이다’라는 전통 금융의 현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블록체인 업계에 분명한 현실을 통보했다. 기술은 출발점일 뿐, 생존의 조건은 규제 대응 능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혁신 기업’이라는 자기 규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외환 규제와 내부통제, 보고 체계와 제도권 연계 능력을 갖춘 사업자만이 시장에 남게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관건은 하위 법령과 집행의 정교함이다. 당국이 지나치게 넓고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번 개정은 혁신을 품는 제도화가 아니라 특정 사업자만 살아남는 선별 장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술 현실과 규제 목적 사이의 균형을 잘 설계한다면, 한국은 디지털자산 기반 국제결제와 토큰화 자산 인프라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디지털자산이 ‘혁신’에서 ‘외환’으로 넘어온 지금, 정부와 시장 모두 더 정교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출처 : 핀테크투데이(http://www.fint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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